과학자들도 탄핵 촉구 한목소리.. 울산과기원 교수·학생·직원 시국선언

UNIST 학부 대학생들 “불법 계엄이 헌정 질서 뒤흔들어”
대학원 연구원들 “불의에 항거하는 바른 지성인 될 것”
직원 노조 “과학기술 생태계 파괴한 대통령 퇴진해야”
교수 183명 시국선언 참여 “윤석열 대통령 즉각 탄핵해야”

과학자들도 탄핵 촉구 한목소리.. 울산과기원 교수·학생·직원 시국선언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교수와 학부생, 대학원생, 직원 등 1000명이 참여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시국선언이 12일 교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평가받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하 유니스트)의 학생과 교수, 직원들이 12일 시국선언을 통해 위헌적 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윤석열 대통령 담화 발표가 있었지만 준비된 시국선언은 차질이 없었다.

이날 정오께 유니스트 본관 앞 광장에서 송현곤 교수의 진행으로 시작된 시국선언과 집회는 학부 대학생과 대학원생, 교수, 노동조합이 각각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규탄 선언과 퇴진을 주장했다.

김진수 학부 총학생회장은 “지난 3일 계엄이 선포되고 대한민국의 역사적 트라우마가 재현되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그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이 비상계엄이라는 방법으로 국회 장악을 시도하고 정치, 집회, 언론, 결사의 자유를 틀어막으며 헌정 질서를 뒤흔들어 놓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상식 밖으로 내던져 진 것을 마주한 우리는 어떠한 압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계자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끊임없이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안순영 유니스트 제6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비상계엄의 탈을 쓴 윤석열 친위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갔음에도 반성은커녕 이를 정당화했고 여당은 친위대처럼 행동했다”라고 지적했다.

또 “재작년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의 재건,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을 다짐했음에도 실체도 없는 연구개발 카르텔을 때려잡겠다며 과학 분야 예산을 삭감해 국가 경쟁력과 과학기술계에 궤멸적 피해를 입혔던 기억이 생생하다”라며 “이제는 국민도 공정도, 상식도 미래도 모두 유기한 채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마저 부수려고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선량한 연구자에 머무르지 않고 불의를 마주하면 기꺼이 항거하는 바른 지성인이 되겠다”라며 “이번 사태는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시민의 일원으로서 헌법 질서를 수호하는 정의 구현의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교수와 학부생, 대학원생, 직원 등 1000명이 12일 시국선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유니스트) 교수와 학부생, 대학원생, 직원 등 1000명이 12일 시국선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최수상 기자

유니스트 참여 노조는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진영을 떠나 국민을 위한 정권이 되길 기원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오히려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민의 대의를 대변하는 국회를 공격했으며, 이에 정부의 관료와 여당은 자신의 영달과 이익이나 바라면서 위법에 동조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심장에 칼을 꽂으려 한 윤석열 대통령이 멀쩡히 있으니 원통하고 분하다”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일반 노조도 윤석열 대통령을 강도높게 규탄했다. 노조는 “지난해 R&D 예산 삭감으로 과학기술 생태계를 파괴하고 연구 현장을 혼란에 빠뜨렸던 윤석열은 지난 급기야 시대착오적이고 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민이 지켜온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하루아침에 말살하려 했다”라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직을 수행해서는 안되며 유니스트 과학기술 노동자도 윤석열 퇴진과 탄핵의 역사적 대열에 함께 하고자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송현곤 교수가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송 교수를 비롯해 유니스트 교수 183명이 직접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교수, 학생, 직원 등 1000명이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최수상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송현곤 교수가 12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시국선언에는 송 교수를 비롯해 유니스트 교수 183명이 직접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교수, 학생, 직원 등 1000명이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최수상 기자

끝으로 유니스트 교수 183명을 대신해 입장 발표에 나선 송현곤 교수는 윤석열의 대통령의 즉각 탄핵과 함께 국민의힘 헌법 파괴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또 내란죄에 연루된 인사를 모두 신속히 수사하고 엄벌할 것도 요구했다.

송 교수에 따르면 이날 시국선언에는 유니스트 교수 약 200명, 대학원생 약 300명, 학부생 약 300명, 직원 100여 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