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세징야, ‘우승후보’ 울산에 시즌 첫 패 안기다

이근호·세징야, ‘우승후보’ 울산에 시즌 첫 패 안기다

▲ 이근호-세징야 대구의 최전방 투톱 이근호와 세징야가 울산전 동점골을 합작한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6경기 만에 거둔 감격의 승리였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진 대구FC가 이근호-세징야 콤비의 활약에 힘입어 강호 울산 현대를 제압했다.

대구는 21일 오후 7시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6라운드 홈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첫 승을 신고한 대구는 1승 2무 3패(승점 5)를 기록, 9위로 올라섰다. 시즌 첫 패를 당한 울산은 3승 2무 1패(승점 11)에 머무르며 3위로 내려앉았다.

이근호-세징야, 각각 1골 1도움으로 승리 합작

이날 홈 팀 대구는 3-5-2를 가동했다. 골문을 최영은이 지킨 가운데 김재우-정태욱-이진용이 스리백을 형성했다, 중원은 안용우-장성원-이용래-박한빈-세르지뉴, 최전방은 이근호-세징야로 구성됐다.

울산은 4-3-3으로 나섰다.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포백은 설영우-불투이스-김기희-김태환이 포진했다. 허리는 윤빛가람-원두재-강윤구, 전방은 김인성-힌터제어-김민준이 포진했다.

울산이 높은 볼 점유율을 앞세워 공격하고, 대구는 수비에 치중한 뒤 역습을 감행하는 그림이 전반 내내 펼쳐졌다. 울산은 원두재가 포백 위에서 중심을 잡고, 윤빛가람이 경기의 판을 짜면서 공수를 조율했지만 대구의 스리백이 매우 견고했다. 좌우 윙백 안용우와 세르지뉴가 빠른 수비 가담으로 울산의 측면 공격을 틀어막았다.

전반 33분 울산 김민준의 슈팅이 골키퍼 품에 안겼다. 35분에는 대구 정태욱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두 팀은 헛심 공방 끝에 득점 없이 후반을 기약했다.

울산의 홍명보 감독이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로테이션으로 인해 아껴두고 있던 이동준, 이동경을 차례로 투입했다.

하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는 대구에게 더 많이 생겼다. 특히 후반 10분 세징야의 패스가 이근호에게 전달되면서 결정적인 상황을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울산은 고명진, 김기희를 투입하며 미드필드와 후방에 변화를 꾀했다. 영의 행진이 깨진 것은 후반 26분. 세트 피스에서 이동경의 코너킥을 불투이스가 머리로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대구의 저력은 이때부터 발휘되기 시작했다. 후반 30분 세징야의 패스를 받은 이근호가 울산의 골망을 흔들면서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대구는 후반 추가시간 역습 기회에서 전세를 뒤집었다. 정태욱이 울산의 공을 커팅한 뒤 전진 패스를 넣었고, 이근호가 왼쪽에 있는 세징야에게 패스했다. 세징야는 단독 돌파에 이은 강력한 왼발슛으로 결승골을 작렬했다. 결국 대구가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세징야 의존도 줄이는 대구, 새로운 바람 일으키는 이근호 효과

대구는 지난 시즌 이병근 감독대행 체제 하에 리그 5위를 차지하며,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쥐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안드레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병근 감독대행은 팀을 잘 수습하며 지도력을 입증해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올 겨울 대구는 전력 보강보다 손실이 더 많았다. 전방 공격진의 한 축을 담당한 김대원이 강원으로 이적했다. 미드필더 류재문 역시 전북으로 떠났으며,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구성윤은 군에 입대했다. 이밖에 신창무, 데얀, 김선민, 황태현 등 준주전급들마저 이탈한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장기 부상에 빠진 에드가의 결장, 연봉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팀에 합류하지 못한 정승원의 부재 역시 뼈아팠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대구는 시즌 초반 5경기에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하며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번 6라운드 전망도 밝지 못했다. 올 시즌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며 우승 후보 1순위로 부상한 홍명보 감독의 울산을 상대해야 했다.

하지만 대구는 울산을 맞아 끈끈한 수비와 조직력으로 선전했다. 심지어 후반 중반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역전승의 원동력은 2골을 합작한 투톱 이근호와 세징야다. 이근호의 성실함과 세징야의 개인기가 적절한 시너지를 낸 결과다.

지난 겨울 원 소속팀인 울산을 떠나 대구로 임대를 온 이근호는 이날 울산을 상대로 동점골을 넣은 뒤 예우 차원에서 골 세레머니를 자제했다. 후반 종료 직전에는 세징야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세징야의 활약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시즌 초반 3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치며 실망감을 남겼지만 4라운드 제주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시작으로 이후 전북, 울산 등 강호를 상대로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최근 3경기 연속골이다.

대구는 세징야 의존도가 매우 높은 팀이다. 지난 시즌 대구는 세징야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 결과가 좌우되는 팀이었다. 여기에 이근호가 가세함에 따라 대구는 한층 다채로운 공격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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