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비추자 인공세포 모양 바뀌었다…UNIST-포스텍, ATP 만드는 인공 소기관 개발

빛은 작동 스위치, 포도당은 에너지원
산화 스트레스 받은 조직 모형서 ATP 수준 회복
근육 전구세포 생존율도 대조군보다 높아

근적외선을 비추자 둥근 인공세포 모형의 모양이 달라졌다. 모형 안에 넣은 인공 세포소기관이 ATP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길게 자란 단백질 섬유가 막을 밀어낸 결과다. 빛을 끄자 모형은 다시 원래에 가까운 둥근 형태로 돌아왔다.

빛 비추자 인공세포 모양 바뀌었다…UNIST-포스텍, ATP 만드는 인공 소기관 개발

빛으로 ATP를 만드는 인공 세포소기관인 PNO  (제공: UN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박종래)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윤경 교수팀이 포스텍(POSTECH) 화학과 이인수 교수팀과 함께 빛을 받아 ATP를 생산하는 인공 세포소기관 ‘PNO’를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ATP는 세포가 움직이거나 형태를 바꾸는 데 사용하는 에너지 분자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가 막 안팎의 수소이온 농도 차를 이용해 ATP를 만드는 원리를 본떴다. 빛에 반응하는 금·백금 나노구조를 ATP 합성효소가 들어 있는 대장균 유래 막으로 감싸 인공 소기관을 만들었다.

포도당과 산소가 있는 용액에서 근적외선을 비추면 금·백금 나노구조가 화학반응을 촉진해 막 안팎에 수소이온 농도 차를 만든다. 수소이온이 농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이동하며 ATP 합성효소를 통과하면 ATP가 만들어진다. 댐에 모인 물이 높이 차로 수차를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 이 장치에서 빛은 작동 스위치, 포도당은 연료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지방질 막으로 만든 주머니에 PNO와 세포 골격을 이루는 단백질인 액틴을 넣었다. 빛을 비추자 생성된 ATP를 이용해 액틴이 긴 섬유로 조립됐고, 섬유가 막을 밀면서 주머니의 모양이 달라졌다. 빛을 켜고 끄는 방식으로 이 변화를 반복할 수 있었다.

살아 있는 근육 전구세포와 PNO를 해조류 유래 젤에 넣은 별도의 3차원 조직 모형에서도 변화를 확인했다. 근적외선을 비춘 뒤 세포 내부의 액틴 섬유가 더 많이 형성됐고, 조직 모형은 빛을 비추기 전보다 약 1.9배 단단해졌다.

산화 스트레스를 가한 조직 모형에 포도당을 공급하고 근적외선을 비추자, PNO를 넣은 모형의 ATP 수준은 스트레스를 가하기 전의 약 84%까지 회복됐다. PNO가 없는 대조군은 약 22%에 머물렀다. 같은 스트레스 조건에서 PNO를 넣은 모형의 세포 생존율은 대조군보다 약 두 배 높았다.

(좌측부터) 조윤경 교수, 수밋 쿠마르 박사, 마마타 카르마차르야 박사  (사진: UNIST)

조윤경 UNIST 교수는 “인공세포가 살아 있는 실제 세포처럼 작동하려면 필요한 때와 장소에 맞춰 에너지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다”며 “이번 기술은 빛에 반응해 형태와 성질이 달라지는 인공조직을 개발하고, 세포가 에너지를 쓰는 과정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29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울산=송희숙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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